운은 다음 시즌까지 갈까: 평균 회귀, 그리고 운과 실력을 가르는 법

지난 글 끝에 이런 질문을 남겼다.

2021년 +14.8승으로 운 좋았던 매리너스는 2022년에 어떻게 됐을까? 2023년 불운했던 파드리스는 2024년에 회복했을까?

이번 글의 한 줄 요약은 이렇다.

올해의 잔차는 내년이면 약 87%가 사라진다. 잔차는 대부분 운이고, 운은 다음 시즌 평균으로 돌아온다 — 그게 평균 회귀다.


잔차를 다시 불러오자

Q2에서 우리는 잔차(residual)를 정의했다.

잔차=실제 승률피타고라스 기대 승률\text{잔차} = \text{실제 승률} - \text{피타고라스 기대 승률}

득점·실점으로 계산한 "이 팀은 이 정도 이겨야 한다"는 기댓값보다, 실제로 얼마나 더(혹은 덜) 이겼는지다. 양수면 기대 이상으로 이긴 팀, 음수면 덜 이긴 팀.

그리고 그때 우리는 잔차를 "운"이라고 불렀다. 하지만 곧 솔직하게 한 발 물러섰다.

잔차가 전부 운은 아니다. 운 + 피타고라스 공식이 못 잡는 실력(강한 불펜, 접전을 잘 잡는 능력 같은)의 혼합이다. 그걸 어떻게 가르지?

이번 글은 그 질문에 답한다.


운과 실력을 가르는 한 가지 트릭

핵심 아이디어는 한 문장이다.

운은 다음에 반복되지 않는다. 실력은 반복된다.

동전을 던져 앞면이 연속 10번 나왔다고 11번째가 더 잘 나오지 않는다(운). 반대로 타율 0.330인 타자는 내년에도 잘 칠 가능성이 높다(실력).

그러니 잔차가 운인지 실력인지 알고 싶으면,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서 그게 남아 있는지 보면 된다.

  • 올해 운 좋았던 팀이 내년에도 똑같이 잘하면 → 그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었다
  • 올해 운 좋았던 팀이 내년엔 평범(잔차 0)해지면 → 그건 운이었다

시즌 페어 만들기

이걸 데이터로 보려면 같은 팀의 연속 두 시즌을 짝지어야 한다. 한 점이 한 팀의 (올해 잔차, 내년 잔차)다. 이걸 시즌 페어(season pair)라고 부르자.

5시즌(2021~2025)이면 연속 페어가 4개 나온다: 2021→22, 22→23, 23→24, 24→25. 팀마다 4개 점, 30팀이니 총 120개 점이다.

사소하지만 중요한 디테일: 팀은 이름이 아니라 팀 ID로 짝지어야 한다. 클리블랜드가 2021년 Indians에서 2022년 Guardians로 이름을 바꿨는데, 이름으로 매칭하면 이 팀의 21→22 페어가 조용히 사라진다. 데이터를 다룰 때 "같은 대상을 무엇으로 식별하는가"는 늘 먼저 정해야 할 문제다.


그림: 올해 잔차 vs 내년 잔차

X축에 올해 잔차, Y축에 내년 잔차를 두고 120개 팀-시즌을 모두 찍으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.

회귀선이 거의 수평 — 올해 잔차는 내년에 0 쪽으로 눌린다

그림에 선이 두 개 있다.

  • y = x (점선): 만약 잔차가 100% 실력이라 다음 해에 그대로 유지된다면, 모든 점이 이 대각선 위에 놓일 것이다.
  • 회귀선 (실선): 데이터에 실제로 적합한 직선.

두 선이 크게 벌어져 있다. 회귀선은 거의 수평이다. 점들이 y=x를 따라가지 않고, Y축 0 근처로 납작하게 눌려 있다는 뜻이다. 올해 아무리 잔차가 컸어도, 내년이면 0 쪽으로 돌아온다.


기울기가 답이다

회귀선의 기울기 b가 정확히 우리가 찾던 숫자다. "올해 잔차 1만큼이 내년에 b만큼 남는다."

b ≈ 0.13, 운 비중 87%, r ≈ 0.13 (120 시즌 페어)

우리 데이터에서 b ≈ 0.13이다. 즉 올해 잔차의 13%만 내년에 살아남고, 나머지 87%는 사라진다. 상관계수 r도 0.13 정도로 거의 무관에 가깝다 — 올해 운 좋았는지와 내년 운 좋을지는 사실상 별개라는 뜻이다.

이게 바로 평균 회귀(regression to the mean)다. 이름은 19세기 통계학자 골턴에게서 왔다. 그는 키 큰 부모의 자식이 부모만큼 크지는 않다는 걸 보고 "평균으로의 회귀"라 불렀다 — 정확히 기울기가 1보다 작다는 관찰이었다. 우리의 b = 0.13은 1에서 한참 모자라고, 그 부족분이 곧 회귀의 양이다.


매리너스와 파드리스는 어떻게 됐나

지난 글이 남긴 두 팀을 직접 추적해보자.

매리너스 2021 +0.091→+0.005, 파드리스 2023 −0.068→+0.011

시즌잔차 (그해)잔차 (다음 해)
매리너스2021+0.091 (+14.8승)+0.005
파드리스2023−0.068+0.011

매리너스의 +14.8승은 거의 통째로 증발했다 — 잔차가 0.091에서 0.005로, 사실상 0이 됐다. 파드리스의 불운도 다음 해엔 0을 넘어 살짝 플러스로 돌아왔다. 둘 다 교과서적인 평균 회귀다. 그 해의 잔차는 그 해의 운이었고, 운은 다음 시즌까지 따라오지 않았다.


그럼 13%는 뭔가

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가자. b가 정확히 0은 아니다. 13%는 남는다.

이게 Q2에서 우리가 물러섰던 그 부분이다 — 잔차는 100% 운이 아니라 운+실력의 혼합이라고 했었다. 그 작은 실력 성분(꾸준히 접전을 잡아내는 불펜, 감독의 운영 같은)이 13%로 다음 해까지 살아남는다. 평균 회귀가 말하는 건 "전부 사라진다"가 아니라 "대부분 사라진다"다. 운과 실력을 칼로 가르진 못해도, 그 비율(87% 대 13%)은 데이터가 말해준다.


정리하면

  • 같은 팀의 올해 잔차와 내년 잔차를 짝지어 120개 시즌 페어를 만들었다
  • 회귀선 기울기 b ≈ 0.13 — 올해 잔차의 87%가 다음 시즌 사라진다
  • 매리너스 2021(+0.091)도 파드리스 2023(−0.068)도 다음 해엔 0 쪽으로 돌아왔다
  • 잔차는 대부분 운이고, 운은 평균으로 회귀한다. 남는 13%가 진짜 실력의 몫이다

그래서 실용적으로는 이렇다. "올해 기대 이상으로 이긴 깜짝 팀"을 곧장 내년 강팀으로 베팅하면 안 된다. 그 초과분의 대부분은 다시 반복되지 않을 운이다. 이건 야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— 깜짝 실적을 낸 회사, 갑자기 잘 나온 시험 점수, 어디서나 평균 회귀는 작동한다.


다음으로 가는 다리

지금까지 우리는 시즌과 시즌 사이의 운을 봤다. 시즌 간 운은 평균으로 돌아온다는 걸 확인했다.

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.

시즌 에서는 어떨까? "8월에 미친 듯이 이기던 팀"의 그 상승세는 진짜일까, 아니면 그것도 운일까?

다음 글에서는 한 시즌을 경기 단위로 쪼개서, 연승·연패와 상승세(streak)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본다. 동전 던지기에서도 앞면이 7번 연속 나오는데, 야구의 8월 폭주는 그것과 무엇이 다를까. 시계열(time series)이라는 새 도구를 처음 꺼내는 글이 될 것이다.


이 분석은 직접 만든 just-mlb 의 Q4 페이지에서 직접 만져볼 수 있다. 산점도의 y=x선과 회귀선이 얼마나 벌어지는지, 시즌 페어 칩으로 페어를 하나씩 떼봐도 좋다 — 적은 표본일수록 기울기가 어떻게 흔들리는지가 보인다.